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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래의 경제포커스] 구조조정 압박에 광주전남 지역경제 몸살

글쓴이 : 박영래기자 | 작성일시 : 16-06-16 08:50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에 지금 광주전남 지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적자가 누적되고, 부실한 경영이 이어진다면
날카로운 메스로 이용해 도려내야 하는 게 백번 옳은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선산업이나 석탄산업 구조조정은
정부 주도의 일방적이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되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는 물론 지역경제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뭔가 방향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은데요.
경제포커스, 보도부 박영래 기자와 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구조조정 태풍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는 조선산업 먼저 살펴보죠.
현대삼호중공업 지금 상황 어떻습니까?
◆바로 폭풍전야 같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오늘 낮 12시20분, 2016년 단체교섭 출정식을 갖습니다.
노조는 오늘 출정식을 통해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조합원의 힘을 모아간다는 계획인데요.

<질문>파업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의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노조
어제 삭발식을 가졌고,
내일(1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 역시 이들과 함께 공동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대중공업 노조는 천막 농성과 점거 투쟁, 공장 가동을 멈추는 파업 등
투쟁강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질문>회사 측의 인력 구조조정,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5개 조선 계열사 전체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천명을 추가 감원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1500명을 합치면 2년 간 3천500명가량을 내보낸 셈인데요.
희망퇴직 신청에 대한 심사 작업도 이미 끝마쳐, 이들 신청자는 이르면 이달 말 직장을 떠나게 됩니다.
사내 하청업체 구조조정도 이미 시작됐고,
설비지원 부문의 경우는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질문>노조가 여기에 반발하는 이유는 구조조정 방향이 뭔가 잘못됐다, 이거 아닌가요?
◆노조는 "회사는 무능 경영으로 발생한 조선 위기에 대해 어떤 반성도 하지 않고, 대주주 사재출연 등의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상황을 이렇게 악화시킨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기 보다는
손쉬운 인적 구조조정이나 자산 매각 등의 미봉책에 연연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경영진 퇴진과 일자리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노조의 입장입니다.
 
<질문>조선산업은 전남 서남권의 핵심산업인데, 이대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겠어요?
◆그렇습니다. 이게 단순히 현대삼호중공업이라는 한 회사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수백개 협력사와 사내하청기업, 또 여기에 소속된 수많은 근로자들, 그 가족들에게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당장 조선기자재 업체가 집적단지를 이루고 있는 영암 대불산단의 가동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고,
목포와 영암 등 전남 서남권 지역 상권은 위축되고, 실업대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질문>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살펴봤고,
최근 지역사회를 긴장시켰던 석탄산업 구조조정도 들여다보죠.
다행히 화순탄광 폐광 건은 일단 한숨은 돌렸죠?
◆정부의 당초 계획은 화순탄광을 내년에 폐광한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러나 노조와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한발짝 물러나면서
단계적인 감산과 정원감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노조도 총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하며 사태는 일단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질문>당장 폐광하는 건 아니고, 앞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인원도 감축하면서 점진적인 폐광 수순을 밟겠다는 의미죠?
◆연차별 감산계획을 세워 내년부터 시행하고,
신규 채용도 중단해 정원을 단계적으로 줄여간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오는 2020년까지 연탄 제조 보조금 폐지에 대비해
연탄 가격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때문에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네요?
◆그렇습니다. 연탄 수요 감소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대한석탄공사는 만성적자에 놓여 있습니다.
부채가 1조6천억원, 해마다 적자폭은 1천억원대입니다.
석탄을 생산하면 할수록 공사의 적자폭은 더욱 늘어난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때문에 화순광업소를 시작으로 국내 3곳의 탄광을 단계적으로 폐광하는 안을 내놨던 건데요.
이번에 탄광지역의 반발과 사안의 민감성 등으로 비록 폐광 시기는 어느 정도 늦춰졌다지만
앞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정부와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질문>석탄산업은 화순의 주력 산업인데, 탄광이 문을 닫게 되면 지역경제에 몰고 올 파장이 크겠죠?
◆화순광업소에서 일하는 광부가 5백여명, 하루 생산량 9백여톤, 연간 생산량은 22만톤입니다.
화순 지역경제 차원에서 선탄산업은 지역의 최대 주력 산업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습니다.
폐광은 곧 대량실업으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경제 위축 등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게 자명합니다.
이번에 노조나 지역사회가 ‘대안 없는 폐광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질문>화순탄광이나 조선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춰볼 때 뭔가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이런 지적이 많던데요?
◆조선·해운업 위기는 공급과잉과 방만경영에서 야기됐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기업 간, 사업별 통폐합 등 몸집 줄이기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이번 정부의 대책에서는 빠져 있습니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은 자산매각과 단순히 사람 자르는 데 집중된 모양새입니다.
석탄산업 구조조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만성적자라는 경제논리만 앞세워 별다른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폐광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광산 근로자들의 생존권이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은 조금도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질문>이야기를 정리해보죠. 올바른 구조조정 방향,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요?
◆석탄이나 조선산업, 해운 등을 막론하고 국내 산업분야 전반이 공급과잉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이런 공급과잉 산업의 재편 밑그림을 그려
업계를 유도하고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입니다.
하지만 그 작업을 진행하는 정부가 단기적인 성과 위주, 근시안적인 미봉책으로 진행해서는 안됩니다.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나무가 아닌 숲을 봐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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