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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누리예산 논쟁, 광주시교육청은?-정운용 행정예산과장

글쓴이 : 박성용기자 | 작성일시 : 16-02-03 09:01
[진행]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검찰을 통해 교육감들의 직무유기 수사에 착수하자, 17개 시도교육감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누리과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 제기 등으로 법적다툼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낳기만 하면 정부가 키워준다”는 정책구호는 사라지고 돈문제로 정부와 지방교육청이 해를 넘겨 싸움판입니다.
광주에 이어 경기도에서는 보육단체가 관할 교육감을 상대로 직무유기로 고발까지 하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게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다는 점도 망각될 정도입니다.
광주시교육청 정운용 행정예산과장을 연결해 속사정 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네>

[질문1] 대통령과 총리, 관계부처 장관들이 연일 누리과정에 대한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법적으로 누리과정은 시·도교육청의 의무”라고 주장하는데요, 정말 그런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스스로 국민과 한 약속을 잊으신 것 같은데요.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고요. 당선자 시절이었던 2013년 1월 전국 시도지사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 단위로 이뤄지는 사업은 중앙정부가 (재원을) 책임지는 게 맞다”고도 말했습니다.

누리과정 지원은 법률 어디에도 시·도교육청 의무사항으로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정부는 “누리과정 도입·확대에 맞춰 「유아교육법시행령」, 「영유아보육법시행령」,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시행령」을 개정해 누리과정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령은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있어 국회 차원에서 먼저 법률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특히 지난 10월에 개정된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39조(의무지출의 범위)는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의 의무지출 경비>로 규정하고 있지만 의무지출경비로 편성하라는 조항은 법률에는 근거가 없고 시행령에만 있습니다.

[질문2] 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세우고, 어린이집은 세우지 않은 것인지 궁금한데요.

유치원은 교육기관인데요. 어린이집은 교육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보육기관이기 때문인데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에는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교부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또 정부조직법에 따른 정부조직 구조상으로도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관할이 다릅니다. 이처럼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에 보통교부금을 지원할 수 없음이 자명한데도 시행령을 통해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한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입법 목적과 위임 범위를 크게 일탈한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재정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각 교육청들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감당하려는 것이고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가 부담해야 합니다.

[질문3.] 정부에서는 시·도교육청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세울 여력이 충분하고 하는데, 광주교육청의 재정상황이 어떻습니까?

시·도교육청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돈이 없습니다.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한 곳은 하나도 없는데요. 이것만 봐도 시·도교육청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안’ 세우는 게 아니라 ‘못’ 세우는 것이라는 반증입니다.

올해 전국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약 2조1,000억원입니다. 정부가 시설환경개선비로 우회지원하기로 한 3,000억원을 고려해도 1조 8,000억원이 부족합니다. 정부는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1조8,000억원 증가해 시·도교육청들이 충분히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세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인건비 자연증가분만 1조2,000억원이고,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 증가분이 4,000억원이 넘습니다. 심지어 지난해까지 별도 지방채로 지원했던 명퇴수당 8,000억원을 올해부터는 교부금에서 집행하도록 해 실질적으로 2015년보다 6,000억원 감소했습니다.

[질문4.] 17개 시도교육청들의 빚도 막대하게 늘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교육부는 지방채 발행 3조9,000억 원을 승인하고, 빚을 내서라도 시·교육청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하라고 등을 떠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도교육청들은 더 이상 빚을 낼 형편이 못 됩니다. 2012년 17.7%에 불과하던 지방채 비율은 2015년 28.8%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의 채무 총액은 17조원에 이릅니다.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또 빚으로 감당하면 채무 총액이 20조원을 넘고, 채무 비율은 36%로 급등하게 됩니다.

[질문5.] 지난달 27일 교육부는 이영 교육부 차관 명의로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자체 재원만으로 최소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5개월분, 지자체 전입금 등 추가 재원을 활용하면 나머지 7개월분 편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이게 사실인가요?

전혀 그렇지 않고요. 교육부의 주장은 근거 자료도 제시되지 못했으며 사실과 다릅니다. 이미 교육부는 지난 1월11일 시·도교육청 본예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자체재원으로 순세계 잉여금 117억원, 인건비 과다 편성액 53억원, 지원초 시설비 140억원 등 310억원의 여유가 있고, 지자체 추가 전입금으로 지방세 추가 전입 전망액 317억원, 학교용지부담금 미전입금 257억원 등 574억원의 여유가 있다고 주장한 했는데요. 매우 잘못된 분석입니다.

실제로 인건비 과다 편성액은 시의회에서 2016년 본예산 심의 시 이미 85억원을 감액했고요, 지원초 시설비 140억원의 경우 2015년 추경에 반영된 것으로 교육부 주장대로 하면 ‘0원’으로 학교를 신설해야 합니다.

또 자체재원 중 순세계잉여금 117억원은 인정하지만, 이 또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승인된 학강초 재배치 공사비 190억원과 유치원 방과후과정비 미편성액 108억원을 충당해야 하므로 오히려 181억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질문6.] 교육부 주장처럼 광주시에서 넘어오는 지자체 전입금 등 추가 재원으로 7개월분 편성이 가능한가요?

그것도 사실이 아닌데요. 교육부에서는 지방세 추가 전입금 317억원을 주장하지만 동 전출금은 교육부의 임의적 추산에 불과하고요, 설령 전입되더라도 년도 말에 교육청으로 전입되기 때문에 당해년도 예산으로 집행하지 못하고 다음 해 세출 예산으로 쓰이게 됩니다. 교육부에서 당해년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현실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학교용지 미전입금 257억원의 경우도 광주시에서 예산에 편성해 시의회 의결을 거쳐 교육청으로 전출해야만 예산 반영이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광주시의 전출 시기나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교육부 보도자료 내용은 근거도 제시되지 못할 만큼 사실과 전혀 다르고요. 특히 교육부 예산 점검 당시 투명하게 소명을 했음에도 왜곡된 사실을 주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진지한 태도로 누리과정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교육청만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네 광주시 교육청 정운용 행정예산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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